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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스토리

영화 "은교" - 존재의 이유


"은교" - 존재의 이유..


 영화 "은교"에 따라다니는 수식어.... 노출이다. 제작자가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지.. 그 덕분에 사회적인 관심을 받는것에 성공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본후 노출이라는 형식에 너무 많은 포커스가 맞춰져있어 그 이야기의 알맹이(지극히 개인적이겠지만...)을 음미하기 보다 극단적인 평가로 치닫는 것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단순한 70대 노인(존경받는 시인 이적요)과 고등학생 소녀(한은교)의 외설적인 사랑이야기는 아니다.

 아래 포스트에도 있는 글이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시인과 제자, 열일곱 소녀 서로를 탐하다" 이다. 시인의 흘러가버린 젊음, 제자가 가지지 못한 재능, 소녀의 불안정한 상황..... 서로가 가지지 못한 그것들을 갖고자 하는 욕망속에 갈등하고 고민하며 번뇌하는 인간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고 평하고 싶다. (물론 2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 그리고 영상으로만 보여줘야 한다는 한계 때문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는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내가 보는 이 영화의 관점은 존재의 이유이다.



이적요 - 아직도 살아 있는 시인이고 싶다!!


 영화속에 시인으로 나오는 이적요.. 그는 인생의 황혼기 주위의 높은 평가와 모든것을 이룬것 처럼 보이는 성공한 시인이다. 하지만.. 그의 내면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보였다. 그 두려움 때문에 젊음을 더욱더 갈구하는 인물로 그려지지 않았을까?.. 영화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관을 짓겠다는 군청 관계자와의 모임에서 은교가 해준 스티커문신?을 보여주며 자신이 아직 젊고, 건재하다는 사실을 애써 보여 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이런 그의 눈앞에 나타난 고등학생 은교는 그가 갈구하는 젊음, 잃어버린 과거의 자신을 다시 일깨워 주고 그것을 더욱더 갈망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갈구하고 고민하고 탐닉하는 모든것을 현실화하지는 않는다... 영화속 소설인 "은교"를 통해... 그것을 이루었을 뿐이다.. "은교"(소설 그리고 고등학생 은교)을 통해 이적요가 아직도 살아 있는 시인인것을 스스로 증명해낸 것이다.



서지우 - 나도 위대한 시인이고 싶다!!


 이적요의 제자인 서지우.. 그는 시에대한 재능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시를 사랑하고 그의 스승 이적요 처럼 되기를 갈망한다.

스승 이적요가 대신 적어준 소설 "심장"이 성공 하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자신에 대한 증오와 그 증오 만큼이나 스승에 대한 질투를 느꼈을 것이다. 이는 점점 더 성공에 대한 집착과 스승에 대한 반발심(자신과 스승의 차별화를 위한)만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있는 길이라는 믿음으로 이어졌는 지도 모른다.  이런 왜곡된 생각은 결국 스승의 소설 "은교"를 훔치게 만들었고 더 큰 성공을 이루지만.... 그 만큼 더 큰 자괴감에 빠져들게 됐을 것이다. 이런 자괴감은 스승에 대한 질투를 더 키웠고 결국에는 질투가 커져 복수심이 되고... 스승의 사랑(은교)까지 빼앗음으로 그 복수를 이루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서지우는 끝까지 자기가 질투하는 스승이 자신을 질투한다는 것은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한은교 -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이고 싶다!!


누군가의 관심을 바라는 여고생... 영화에서 비취진 모습으로 그의 모든 상황을 이해 할 수 없지만.... 자신에게 무관심한 주위 사람들, 불우한 환경에서 자신을 알아주는 누군가를 찾고 있는것 처럼 보였다... 이때 만나게 되는 할아버지 이적요 아니 시인 이적요는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였을까... 그런 이적요를 그녀 역시 70대 노인이 아닌 한명의 사람으로 친구로 받아 들이지 않았을까... 최소한 이적요와 있을때 그녀는 살아있는 그리고 의미있는 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속에서 이적요와 서지우의 다투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된 은교는 "은교"를 부정하는 이적요의 모습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다고 오해 했을 것이다. 이는 다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찾아 방황하게 되는 이유가 되었고... 서지우를 통해 그것을 찾고자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은교"가 서지우의 작품이 아닌 이적요의 작품임을 알고 이적요를 찾아가 "은교를 이쁘게 적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전한다. 은교의 마지막 말에서 "은교"를 통해 추억이라는 영원한 자신의 존재 이유를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존재의 이유라는 관점에서 영화 "은교"를 살펴보았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과 생각이라 공감 못하시는 부분이 많을 지도 모르지만.... 쉽게 그리고 극단적으로만 평가할 영화는 아니라 본다.



포스팅이 유익하셨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